
오래 이어져 온 우승 징크스 두 개가 충돌한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깨진다. 징크스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PSG와 인터밀란이 오는 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인터밀란과의 결승전을 두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PSG는 창단 첫 우승, 인터밀란은 15년 만의 정상을 꿈꾼다.
UCL엔 오래토록 이어져 온 우승 징크스가 있다. 이번 결승전에서 그 징크스 중 하나가 깨질 전망이다. 첫 번째는 ‘뮌헨에서는 항상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는 징크스다. 네 차례 결승에서 노팅엄 포레스트(1978~1979), 올랭피크 마르세유(1992~1993), 보루시아 도르트문트(1996~1997), 첼시(2011~2012)가 모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PSG도 뮌헨에서 우승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을까.

두 번째는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꺾은 팀은 우승한다’는 설이다. 이 징크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7~2008), 인터밀란(2009~2010), 첼시(2011~2012), 바이에른 뮌헨(2012~2013), 리버풀(2018~2019)까지 5회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인터밀란이 4강에서 바르셀로나를 합계 스코어 7-6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인터밀란은 지난 2009~2010시즌에도 바르셀로나를 넘고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15년 만에 다시 우승 기회를 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새 역사가 눈앞이다. 프랑스 3관왕(리그·컵 대회·슈퍼컵)에 성공한 PSG는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4관왕에 도전한다. 리그, 자국 컵 대회, UCL 우승을 동시에 해내는 트리플 크라운을 노린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해낸 구단은 총 8개 구단이다. 프랑스서 나온 적은 없다.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빅리그는 물론, 네덜란드, 스코틀랜드에서 나왔다. PSG가 인터밀란을 꺾으면 프랑스 구단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인터밀란 역시 새 역사를 노린다. 인터밀란이 승리할 경우, 2009~2010시즌에 이어 2번 트리플 크라운을 이룬다. 지금까지 2번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팀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있다.
이강인도 함께 최초의 역사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꿈의 무대'에서 우승한 건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이었던 박지성(2007∼2008시즌)이 유일하다. 당시 박지성은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져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손흥민(토트넘)도 2018~2019시즌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리버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이강인이 PSG와 함께 정상에 오른다면 무려 17년 만에 UCL 트로피를 거머쥐는 한국 선수가 된다. 또한 결승에 출전해 우승한다면 한국 선수 최초로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

가시밭길 여정이 예고된다.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이강인에게 자리는 없었다. 이강인은 지난 16강 2차전 이후 계속 벤치를 지키고 있다. 지난 25일 스트드 랭스와의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에서도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적설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강인 역시 개인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PSG를 지우면서 이적설에 기름을 부은 바 있다. UEFA도 예상 선발 명단에서 이강인이 뛸 수 있는 포지션에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이상 프랑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조지아), 주앙 네베스, 비티냐(이상 포르투갈), 파비안 루이스(스페인) 등을 전망했다.
고개를 젓는다. 이강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팀의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했다. 그는 지난 29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같은 목표를 쫓고 있다”며 “우리가 더 뭉치고, 서로 돕고 팀이 되려고 노력하며 같은 목표를 향했기에 이 단계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길을 갈 거라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