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 소환’ 카운터펀치… 좀비 주니어 유주상, 28초 만에 UFC 데뷔전 KO승

사진=UFC 제공

 

예상치 못한,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이었다. ‘좀비 주니어’ 유주상이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MMA) 무대 UFC 데뷔전에서 ‘전설’ 코너 맥그리거를 연상케 하는 카운터 펀치 KO를 선보였다.

 

UFC 페더급(65.8㎏) 파이터 유주상은 지난 8일(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16: 드발리쉬빌리 vs 오말리 2’ 언더카드에서 백스텝으로 제카 사라기의 오른손 펀치를 피한 뒤 왼손 체크훅으로 KO시켰다. 그의 UFC 무대 첫 승리이자 프로에서 9승째다. 사라기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누구보다 번뜩이는 데뷔전이었다. 2014년 코너 맥그리거가 당시 페더급 챔피언인 조제 알도를 쓰러뜨린 카운터 펀치 KO를 떠올리게 했다. UFC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유주상의 세리머니 장면에는 하루 만에 11만개가 넘는 좋아요와 2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UFC 스카우트 프로그램 ‘루킹 포 어 파이트’를 통해 유주상을 직접 선택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유주상을 영입해서 기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사진=UFC 제공

 

빅리그 데뷔전임에도 침착했다. 유주상은 시작하자마자 뒤돌려차기로 포문을 열더니 사라기의 오른손 펀치를 백스텝으로 피하며 거리를 잡았다. ROAD TO UFC(RTU) 시즌1 라이트급 토너먼트 준우승자 사라기(14승5패)는 우슈 산타 챔피언 출신타격가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유주상은 그런 난적을 상대로 두 번 오른손 펀치를 피한 뒤 세 번째에느 간결한 왼손 체크훅으로 쓰러뜨렸다. 사라기의 커리어 최초 KO패였다. 

 

유주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크훅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UFC 챔피언이 돼 챔피언 벨트를 정찬성에게 가져다 주겠다”며 은인 ‘코리안 좀비’ 정찬성 ZFN 대표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화이트 회장이 레전드 선수인 정찬성의 요청을 받아들여 ZFN 02 대회를 대상으로 ‘루킹 포 어 파이트’를 진행해 유주상이 UFC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른 감사의 의미로 그의 UFC 무대 닉네임 역시 ‘좀비 주니어’로 지은 배경이다.

 

이제 유주상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페더급 시절의 코너 맥그리거는 유주상이 존경하는 롤모델이다. 맥그리거의 체육관인 SBG 아일랜드에 직접 가서 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주상은 이번 피니시 장면을 두고 “그냥 유주상 그 잡채(자체)”였다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사진=UFC 제공
사진=UFC 제공

 

맥그리거도, 정찬성도 아닌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을 천명한 것.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아직 내가 누구를 지목할 정도는 아니다. 2승 정도 더 하고 톱15 안에 진입하겠다”면서 “(다음 경기는) 팬들이 기다린다면 빠르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주상은 이번 KO승으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POTN) 보너스 5만 달러(약 6777만원)를 추가로 받았다. UFC는 한 대회에서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 4명을 선정해 보너스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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