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기업들의 3분기 체감 경기 전망지수가 악화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2주간 15개 품목에 걸쳐 2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6.3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의 84.1보다는 개선된 수치지만 기준선인 10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EBSI는 수출 경기에 관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기준인 100을 넘기면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100을 밑돌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협은 미국의 관세 조치 등 통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수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지속해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BSI는 지난해 4분기 103.4를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서 계속 100 밑을 나타내고 있다.
분야별로는 가전(52.7), 자동차·부품(56.0), 전기·전자제품(65.2)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반도체(147.1), 선박(135.5), 생활용품(132.0), 무선통신기기·부품(110.0)의 EBSI는 전 분기보다 높아 낙관적인 전망을 보였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회복과 견조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수출에 긍정적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무협은 예측했다.
수출 기업들은 복수 선택이 가능한 조사에서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5.0%), 원화 환율 변동성(14.7%) 등을 주요 수출 어려움 요인으로 꼽았다.
앞서 무협은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 하반기 들어 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간 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2.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전년보다 3.8% 줄어든 3355억 달러(약 454조5689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무협은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수출은 6685억 달러(약 905조8843억원)로, 지난해보다 2.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