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26년 만에 상반기(1~6월) 기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에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7일까지 올해 상반기 동안 27.36%(종가 기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역대 코스피 상반기 수익률로 보면 1999년 이후 가장 높고, 2000년대 들어서는 최고 기록이다. 전 세계 주요 20국(G20) 중 러시아(26.1%), 독일(20.7%), 남아프리카공화국(17%) 등을 제치고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11일 29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중동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하루 만에 2800선대로 떨어졌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지난달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들어서만 13.28% 상승했다. 2021년 9월 27일 이후 종가 기준 최고점을 찍은 지난달 25일엔 15.22%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시대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언하면서 증권·금융주가 힘을 받았고, 반도체·스테이블코인·원자력 발전·방산 등 특정 산업군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폭발적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대북 친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글로벌 대비 한국 증시 최악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중”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 12.6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4000까지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의 활황에 IPO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조선 관련주가 16년 만에 나오는 등 다양한 업종의 업체들이 증시 입성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만 10개 이상의 기업이 국내 주식 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한 선박 제조업체 대한조선은 4번째 상장에 도전한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피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액은 4만2000~5만원으로 책정됐다. 총 1000만 주를 모집할 계획이며, 이 중 200만 주가 구주 매출로 나올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4200억~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은 1조 6181억~1조 9263억 원으로 예상된다. 공모 물량을 더한 유통물량은 22.02%, 유통금액은 3562억~4142억 원으로 계산된다. 조선관련주가 IPO시장에 등판한 것은 지난 2009년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어 이달 일반 투자자들 상대로 한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기업은 대한조선(22~23일)을 비롯해 ▲아우토크립트(3~4일) ▲아이티켐(10~11일) ▲도우인시스(14~15일) ▲삼양컴텍·뉴로핏(15~16일) ▲엔알비(17~18일) ▲프로티나(18~21일) ▲에스투더블유·지투지바이오(24~25일) 등 10곳이다. 이 밖에 LG씨엔에스, 아이에스티이, 나우로보틱스 등은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마쳤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조선·인공지능(AI)·경량화 등 섹터별 성장성과 특수성이 부각되는 업체들의 상장추진이 늘고 있다”며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IPO는 분산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상장 이후 주가 흐름까지도 함께 고려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