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열풍, 기대와 우려] “자본금 요건 대폭 강화해야…지급 보장 위한 법적장치 필요”

-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준비금 1대 1 보유 없인 코인런 위험 커져"
-"전자금융거래 관련 법적 관리 장치 마련 필요"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왼쪽부터),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기 위해선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보존해 줄 수 있는 준비금이 충분히 마련돼야 하며, 이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나아가 스테이블 코인 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통화 정책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 제도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하게 되면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일종의 전 세계 네트워크망을 통해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들어 수수료율도 발행 주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폭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면 계좌가 필요 없을 가능성이 높아 기존의 은행 중심의 결제시스템이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반이기 때문에 보안성도 높고, 국제 송금의 경우 기존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다는 측면에서 여러 강점이 있어 이러한 편의성을 기반으로 다른 결제 수단과 공존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도 “민간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주도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스템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사업자의 자기자본금 요건을 더 높여야 안전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사업자의 경우 지금 자기자본금 기준이 처음에 5억원이었다가 10억원으로 올렸는데, 이 역시 발행사 최소 자본금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자본금이 각각 1000억원, 250억원 이상이어야 인가 요건에 충족하는데, 통화를 발행하는 업체가 10억원이라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해서 코인런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려면 자기자본금 요건을 좀 더 높여야 하며, 실질적으로 발업 업체가 1대 1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관련한 법적 장치도 마련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미국 지니어스액트(GENIUS Act) 법안을 보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 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 되게 되면 미 정부에서 관리·감독하도록 규정한다”며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이 된다 하더라도 가치를 보존해 줄 수 있는 준비금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를 수시 감사나 모니터링을 통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급 보장에 대한 안전망이 없기 때문에 선불 전자 지급 수단과 같이 전자금융거래와 관련한 조항들이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 역시 발행자 면허제와 준비금 요건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미국은 지니어스액트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연방 또는 주 당국의 등록을 요구하고 있고 1대1 실물자산 담보 및 환불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자본금 기준 설정과 분기별 감사 및 공시 의무화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통화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한국은행과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은 입장에선 민간 사업자들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들이 많아지면 총량 관리가 어렵고, 안전자산인 달러로 이동하는 수요가 급증하면 원·달러 환율 관리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며 “이러한 문제는 한은이 업체들과 협력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위해서는 국제 거래의 편의성, 탈중앙 금융 거래를 통한 부가가치 확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좀 더 유동성을 가지려면 규제를 벗어난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해야 한다”며 “비상장 주식을 포함한 증권 및 상품의 개인간 거래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그런 증권 및 상품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잘 전달되고 평가될 수 있는 핀테크 플랫폼의 육성과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은정·이주희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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