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열풍, 기대와 우려]해외는 이미 제도권 안으로…코인런은 과제

서구 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제도화 추진 중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대시 미국 영향력도↑

글로벌 주요국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면서 토큰화 시대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주요국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면서 토큰화 시대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결제수단으로 등장한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에선 달러와 연동돼 그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으며, 현재 금융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지니어스법(GENIUS Act)도 통과를 앞두고 있다. 아직 스테이블 코인에 법정통화의 지위를 인정한 주요국은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신뢰가 훼손되거나 위험이 발생하면 코인런(가상자산 대규모 인출)뿐 아니라 실물시장까지 리스크가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과제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17일 스테이블 코인을 법체계 안으로 포함하는 법령인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고 하원 의결 및 최종 대통령 서명 절차를 남겨 두고 있다. 

 

미국이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에 들어오게 길을 열어주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동안 진입을 망설였던 은행 등 전통적 금융기관과 핀테크 ,벤처캐피탈(VC) 등에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해 서구 금융권에서는 달러, 유로 등 법정화폐나 금·채권 등 실물자산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 코인이 있고, 이미 발행 및 제도화를 추진하며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더리움 기반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예정이며, 초기 서비스는 기관투자자 전용으로 유럽연합(EU)에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자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계 이니셔티브 참여 등 여러 스테이블 코인 옵션을 평가 중이며, 결제에 사용 가능한 자체 디지털 예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의 금융감독청(FCA)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 및 암호자산 수탁과 암호자산 기업의 건전성 관리 체계에 관한 초안을 발표했으며 이달 31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FCA는 스테이블 코인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준비금 자산 확보, 보안 및 사용자 접근성을 위한 내부통제 마련,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와 암호자산 수탁기관의 FCA 승인·감독 요구 등이 포함된 요구 사항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이 확대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 전용 법률을 제정하지는 않았지만, 발행사에 엄격한 라이선스와 준비금 요건 부과를 앞두고 있고 디지털 홍콩 달러가 사실상 스테이블 코인 역할을 하는 등 연내 관련 규제가 도입될 예정”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유럽연합은 유로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논의 중이며, 지난해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을 통해 규제하고 있고 이는 유로화의 디지털화와 관련된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 6월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달러화 기반의 테더(USDT)가 60% 이상, 써클(USDC)이 약 23%, 기타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들이 10% 내외를 차지하는 등 미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90%에 가까운 비중을 보이는 반면 비달러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 수준”이라면서 “이는 미국 외 국가에서 자국 통화정책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도 스테이블 코인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통화청(MAS) 규제 요건을 충족한 비은행 기업에 한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일본 또한 지난해부터 은행 및 신탁 회사가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높은 규제 기준을 통해 신뢰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으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코인런, 국채시장 혼란, 발행사 신용위험, 외화유출 등의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래 경희대 교수는 “미국 국채 등 준비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스테이블 코인런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미 국채 가격 하락을 야기하는 가상자산-실물시장 간 동반 악순환이 우려된다”면서 “국내의 경우 국내와 해외 간 가상자산 가격 차이 등에 따른 외화유출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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