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이르면 오늘 오전 구속기소…전직 영부인 중 첫 사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9일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 상태로 기소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각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한 김건희 여사를 이르면 이날 오전 재판에 넘긴다. 지난달 2일 수사 개시 선언 후 59일 만이다.

 

헌정사상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2022년 대선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같은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한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있다.

 

김 여사는 이달에만 전날까지 총 5차례의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김 여사를 구속한 이후에도 여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 만큼 공소장에는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팀은 전날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와 로봇개 사업가인 서성빈 씨,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의 귀금속 수수 의혹 관련 물증을 확보했다.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귀금속 시가는 1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들이 김 여사에게 값비싼 귀금속을 제공하고 공직 또는 사업상 특혜를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 변호사의 경우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인 한덕수 전 총리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이배용 위원장도 2022년 9월 장관급인 국가교육위원회 수장직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이날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동시에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소환 요구에 연이어 불응하자, 물리력을 동원해 구치소에서 구인하려 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저항하면서 집행에 두 차례나 실패했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 없이 바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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