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른 서버 해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소비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카드와 웰컴금융그룹, SGI서울보증을 비롯해 SK텔레콤 등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달 14일 서버 해킹이 발생, 15일 이틀에 걸쳐 약 1.7기가바이트(GB) 데이터가 유출됐다. 16일에도 세 번째 해킹 시도가 이어졌다.
롯데카드가 해킹 사실을 안 시점은 첫 사고가 발생한 지 17일이 지난 지난달 31일로, 이날도 결제 서버에서 외부 공격자의 자료 유출 시도가 있던 흔적을 발견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개인정보 유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롯데카드는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한 고객 불안을 해소하고 피해 예방을 위해 보다 강화된 고객보호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부터는 고객센터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관련 문의 전용 ARS 메뉴(1번 개인 회원-9번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관련 문의 전담상담사 연결)를 신설하고 24시간 운영한다. 또 피해 예방을 위한 보안 조치로 비밀번호 변경, 재발급, 탈회와 관련한 문의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22시까지 고객센터를 연장 운영 중이며 당분간 영업시간 외 운영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 롯데카드 앱과 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 변경, 해외 거래 차단, 카드 재발급을 위한 간편 링크를 마련해 고객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보안 조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아울러 국내외에 대한 사전·사후 모니터링 강화 등 이상금융거래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침해사고로 인해 심려와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상금융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웰컴금융그룹도 지난달 18일 계열사인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에서 랜섬웨어 해킹 공격을 당해 내부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졌다.
7월에는 SGI서울보증에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 고객들의 전세대출보증, 주택담보대출(MCI 보증), 휴대전화 할부 개통 등 보증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SGI서울보증 측은 현재까지 고객정보를 포함한 대용량 내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올 4월에는 가입자 230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당한 SK텔레콤이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1348억원의 과징금, 96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개인정보위는 인터넷과 내부망 사이의 보안 운영환경이 해커의 불법 침입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고, 서버의 접근권한 관리 소홀, 보안 업데이트 미조치 등을 소홀히 했다고 봤다.
해킹 침해사고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침해사고 대응을 위한 조사권한과 자료제출 의무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주시하며 소비자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한 대응을 지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임원회의에서 “금융회사 경영진은 정보보안을 단순한 규제 수준 차원이 아닌 고객 신뢰 구축의 기반으로 삼아야 함을 깊이 인식하고, CEO 책임하에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금융권 해킹사고의 주된 원인에 대해 “외부 해커들의 공격 강도가 높아진 점과 동시에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보안 취약성, 초기 감지 실패, 기본적인 방어 시스템 미비 등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금융사들은 서비스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안강화에 소홀히 했다"며 “보안을 위한 시스템 투자 및 점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