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새만금공항 건설... 법원 “기본계획 취소해야”

새만금공항 조감도. HJ중공업 제공

정부의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암초를 만났다. 새만금신공항이 세워지면 생태계가 대규모로 파괴되니 사업을 취소해달라고 일반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11일 시민 1297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생태계 훼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조사 및 전문가 조사로 인정된다"며 "피고는 충분히 검토 조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이 사건 계획 타당성 단계에서 입지를 선정하면서 조류 충돌의 위험성을 비교 검토하지 않았다"며 "무안국제공항은 2024년 12월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새만금신공항은 새만금 지역 340만㎡ 부지에 활주로(2500m×45m)와 여객터미널(1만5010㎡), 화물터미널(750㎡), 주차장, 항행안전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오는 2028년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시험운항 등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에 개항할 계획이다. 제주 등 국내선뿐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에 이르는 국제선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국민소송인단은 2022년 9월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인단은 "공항이 세워지면 수라갯벌을 비롯한 대규모 생태계가 파괴되고 군사행동 증가로 인해 기후위기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새만금신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은 지난해 항공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보다 600~650배 높다"고 주장했다. 공항이 들어설 부지인 수라갯벌에는 매년 저어새·도요새 등 멸종위기종 59종을 비롯한 철새 24만여마리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 여부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 계획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거론되며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계획은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