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테니스 인구 급증, 무릎 건강 빨간불…퇴행성 관절염 조기 신호는?

러닝과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무릎을 쓰는 강도가 커졌고, 그만큼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병원 내원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달리기는 반복 충격이, 테니스는 방향 전환과 스텝 동작이 관절에 비틀림과 전단 스트레스를 준다. 문제는 퇴행성 관절염이 초반에는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연골은 통증 신경이 거의 없어 증상이 없다가도 충분히 닳아 관절 간격이 줄고 염증이 생기면 그제야 시큰거림, 계단 통증, 뻣뻣함 같은 신호가 나타난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 유전, 비만, 하지 정렬(휜다리), 과사용, 과거 손상 등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된다. 특히 안쪽으로 체중이 쏠리는 O자형 정렬은 안쪽 연골 마모를 가속한다.

서울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임홍철 원장에 따르면 증상은 보통 1기부터 4기까지 단계로 구분한다.

 

임 원장은 “1기는 힘든 활동 뒤 뻐근함이 나타나는 정도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만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2기는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아침 첫 발 디딜 때 통증이 생기며, 이때는 보존적 치료에 주사치료가 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3기는 관절 간격이 많이 좁아지고 붓기와 통증이 심해 걸음걸이가 변한다. 젊은 환자에서 O다리가 동반되면 근위경골절골술로 체중축을 바꿔주는 방법을 고려한다. 4기에는 연골이 거의 소실되어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손상 범위에 따라 부분치환과 전치환으로 나뉜다. 안쪽 관절만 망가졌을 때는 부분치환술을 통해 작은 절개로 회복이 빠르며, 양쪽이 모두 망가졌다면 전치환술로 관절 전체를 교체한다.

 

수술 후 초기 2주는 상처 관리와 혈전 예방이 중요하며, 3~4주에는 관절 운동범위를 회복해야 한다. 2~3개월 차에는 근육 강화와 균형 훈련으로 보행 안정성을 회복한다. 과한 달리기나 점프는 피하고 걷기, 자전거, 수영 같은 저충격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젊은 러너나 테니스 애호가에게는 구조적 교정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안쪽만 망가진 경우 근위경골절골술로 축을 교정해 연골 소실을 늦출 수 있고, 이미 양쪽이 모두 닳았다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부분치환은 회복이 빠르지만 적응증을 지켜야 결과가 좋다.

 

예방의 기본은 체중 관리와 자세 교정이다. 체중 1kg만 줄어도 무릎 하중은 그 몇 배나 줄어든다. 쪼그려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 같은 습관은 피하고, 추운 계절에는 워밍업과 보온이 필요하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야간통, 계단 통증, 붓기와 열감이 반복되면 늦지 않게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임홍철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핵심은 타이밍과 정렬이다. 초기에는 약과 재활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지만, O다리 변형이나 한 구획만 심하게 망가진 경우에는 근위경골절골술이나 부분치환술 같은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이 모두 손상됐다면 전치환술이 가장 친절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러닝과 테니스가 나쁜 게 아니라, 내 무릎 상태에 맞는 운동과 치료 강도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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