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사는 A씨(63)는 공공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시설 청소 업무를 주 3회, 하루 4시간씩 하고 있다. 은퇴 이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작했으며 약 11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다. A씨는 “일이 없으면 그냥 쉬어야 하고, 아프다고 빠지면 수당이 깎인다”며 “일을 해도 쌓이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고령의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비정규직의 평균 월급은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었다. 동시에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6~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20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7000원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8만원으로 4만원 올랐다. 정규직은 전년보다 10만원 증가한 389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180만8000원으로 약 1.9배에 달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수준이다.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하면 비정규직의 월급은 전년보다 8만원 늘어난 303만7000원으로, 정규직과의 격차는 85만9000원까지 좁혀진다.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임금 격차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준행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 고용통계과장은 “시간제를 제외한 비정규직 월급이 300만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며 “고임금 전문직 중심의 비정규직도 일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56만8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명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8.2%로 전년 동월과 동일하다. 정규직 근로자는 1384만5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명 늘었다.
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584만8000명(비정규직의 68.2%)으로 전년보다 22만명 늘었다. 반면 시간제 근로자는 422만9000명으로 2만7000명 줄었고, 비중도 49.4%로 0.9%포인트 하락했다. 비전형 근로자는 183만4000명으로 7만명 감소했다.
송 과장은 시간제 근로자가 줄어든 배경에 대해 “지난해 큰 폭 증가의 기저효과가 있고, 올해는 숙박·음식업·제조업에서 시간제가 줄었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비정규직 비중도 급증했다. 연령별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면, 60세 이상이 전체 비정규직의 35.5%(304만4000명)를 차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3만3000명 증가한 수치다. 증가폭은 2021년 27만명 이후 4년 만에 최대다.
송 과장은 “고령화로 돌봄·의료 수요가 커지고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가 반영되면서 60세 이상 비정규직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중 일자리 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비율은 67.8%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자발적 사유 가운데 근로조건에 만족이 57.9%로 가장 높았다. 원하는 시기와 원하는 시간만 일하려는 선호가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현재 직장(일)에서의 평균 근속 기간은 2년 11개월로 1개월 증가했고 주당 평균취업시간은 28.2시간으로 0.6시간 늘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