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AI5 자율주행 칩, 삼성전자도 생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테슬라가 당초 대만 TSMC에만 맡기려던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AI5’ 개발에 삼성전자도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추가 물량까지 확보하면서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와 TSMC 모두 테슬라의 AI5 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AI4 세대 칩을 생산했으며, AI5 세대는 TSMC로 전환된 뒤 AI6 세대부터 다시 삼성전자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삼성전자가 여기에 AI5 칩까지 맡게 되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입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AI4·AI5·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 칩으로, 이들은 차량에 탑재돼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하는데 사용된다.

 

이번에 추가로 삼성전자가 맡게 되는 AI5가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도 유사한 공정을 적용해 첨단 시설을 갖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은 내년 가동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급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과도 차세대 이미지센서 개발에 나섰다.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전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의 성능 및 공정 안정성 등이 크게 개선되면서 빅테크들의 주문도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최신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양품비율)은 올해 1분기 30%에서 최근 50%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수율 60%를 돌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 CEO의 발언을 두고 “테슬라가 현세대 AI 칩(AI5)에서 삼성전자와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TSMC에만 완전히 의존하지 않겠다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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