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찾은 글로벌 리더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막을 올린 이날 ‘AI 주도 경제’ 세션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네이버 경영진이 연사로 올라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맷 가먼 AWS CEO는 “AI 에이전트의 대규모 확산을 위해 2028년까지 아시아태평양 14개 경제권역에 총 400억 달러(약 5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에 450억 달러 이상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챗봇을 넘어선다”며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
AI 혁신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는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고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이지만 데이터가 개별 시스템 안에 갇혀 있다면 쓸 수 없다”며 “클라우드 아키텍처 안에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먼 CEO는 “현재 일본,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AI 인프라 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한국에서도 SK와 협력해 울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가먼 CEO의 만남도 성사돼 국내 투자 계획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이먼 밀너 메타 아태 공공정책 부사장은 세션에서 AI 안경을 쓰고 등장해 AI 기술이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리더십 있는 기술 개발이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밀너 부사장은 미국 주도의 영어권 주요 5개국의 정보공유 협의체 ‘파이브 아이즈’가 참여국을 넘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태평양으로 범위를 넓히는 상황을 일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록히드마틴, 팰런티어 등과 협력해 오픈소스 AI인 라마를 정부 기관에서 활용하게 하고 있다”며 “AI 프로그램을 공동 설계해 (동맹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IT 기업 수장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풀스택 AI 구축·운영 경험과 혁신 방향을 소개하고 세제 혜택 등 AI 데이터센터 지원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대표는 AI 기술 발전의 혜택은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면서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AI 기술 구현의 토대이자 핵심 인프라는 바로 AI 데이터센터”라고 짚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여러 국가들이 초대형 국가 전략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한국 정부 역시 정보고속도로에 이어 AI 고속도로라는 새로운 인프라 건설로 또 한 번의 국가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행정절차 간소화, 입지 규제 완화 등은 실제 현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지원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특별법과 관련해선 “국가 산업 체질을 AI로 전환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노력은 기업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