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세상] 일순간 멈춘 ‘생성형 AI’… 인공지능 뉴노멀 시대의 경고등

-CDN 업체 네트워크 문제로 다수 서비스 ‘먹통’
-인프라 집중 구조 탓 장애 발생시 파급력 어마

18일 글로벌 CDN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의 네트워크 문제로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접속 장애를 겪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가 막히자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도 일순간에 먹통이 됐다. 뉴노멀로 자리잡아가는 인공지능(AI) 역시 무력하게 멈췄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그록 등 대표적인 생성형 AI 서비스들에서 지난 18일 저녁 일제히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 접속도 원활치 않았고 글로벌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로그인도 막혔다. 쇼핑앱 쿠팡에서도 일시적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배경은 글로벌 CDN 회사 클라우드플레어(미국)의 네트워크 문제였다. CDN은 먼 거리의 서버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가까운 지역 이용자에게 신속히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인터넷의 핵심 기반으로 평가받는데 생성형 AI 서비스의 경우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는 특성 때문에 특히 중요한 요소다. 그러한 CDN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다수 AI 서비스가 연쇄적으로 마비된 것이다.

 

이번 사태가 보여준 가장 큰 문제는 전 세계 다수의 AI 및 빅테크 서비스가 소수의 CDN·클라우드 사업자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이다. 챗GPT, X 등 글로벌 트래픽이 많은 서비스는 속도와 안정성을 위해 클라우드플레어, 아카마이, AWS 클라우드프론트와 같은 글로벌 대형 CDN을 사용한다.

 

결국 서로 다른 서비스들이 같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공유하는 구조인 셈이고 어느 한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동시다발적 마비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집중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지만 장애 발생 시 파급력을 키우는 부작용도 함께 커졌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서비스가 금융·쇼핑·검색·번역 등 일상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온 만큼 이번과 같은 장애는 단순 불편을 넘어 사회적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I 기반 사회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단 한 차례의 장애 여파가 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AI 인프라를 전력·통신과 같은 국가 사회기반시설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장애는 단순 기술 사고가 아니라 AI 시대의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앞으로는 AI 모델의 성능 경쟁만큼이나 인프라 분산 경쟁이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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