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수천만 건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이 여야를 한목소리로 2차 피해 차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벌어진 초대형 사고인 만큼 “국민 안전과 직결된 보안 참사”라는 비판도 거세다.
여야는 1일 공통적으로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천만 명이 잠재적 범죄 노출 상태에 놓였다”며 정부·당국과 함께 사고 경위를 투명하게 밝히고,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플랫폼 기업의 보안 부실이 국민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쿠팡에 대한 엄정한 책임 규명과 법·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이미 쿠팡에서 퇴사한 중국 국적 내부직원의 신병 확보도 언급됐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쿠팡에 근무했던 중국 국적자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것이라면 마땅히 한국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범죄인 인도 거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국인이라 할지라도 우리 한국 자국민에 대한 피해 규모가 사상 초유에 이르고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단순한 민사 손해의 문제로 폄하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협의가 필요하다. 적극적인 노력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그동안 쿠팡은 미국 회사라는 점을 이유로 해서 한국 내에 여러 불공정 거래 행위, 범죄 의혹, 또 여러 편법 의혹 등에 대해서 통상문제로 치부하는 것을 시도해 왔다”며 “이 문제는 통상문제가 아니다. 통상문제로 이 일을 치부할 생각은 하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중국인 쿠팡 전 직원에 대한 체포와 국내 송환을 중국 정부에 즉시 공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중국의 수사력과 통제력을 감안하면 의지만 있으면 주요 용의자의 소재 파악과 신병 확보는 하루면 가능하다”면서 “이 대통령이 이 정도 사건에도 중국 정부에 정식 수사·체포·송환을 분명하게 요구하지 못한다면 이 정권은 국민 기본권보다 중국 눈치를 먼저 보는 ‘친중 쎄쎄 정권’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또한 정부는 국민의 2차 피해 방지 종합 대책도 즉시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 규모 축소·은폐 의혹까지 자초한 쿠팡에도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같은 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막고 법 위반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징금 부과 상한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전체 매출액의 4%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과징금 상한을 현행 2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하도록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쿠팡 경영진을 국회로 불러들여 평소 정보관리 체계부터 유출 경위까지 엄밀히 따져묻는다는 방침이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의 요청에 더불어민주당이 호응하면서 현안질의가 성사된 셈이다. 이번 현안질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박대준 쿠팡 사장과 정보보안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