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메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두나무 결합에 이어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인수로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점유율 경쟁을 위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단순 마케팅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거대 자본과의 결합을 통한 ‘체급 싸움’으로 확대하고 있다. 빅테크와 전통금융이 주도하는 이번 전쟁은 올해 가상자산시장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강력한 핀테크·가상자산 동맹 구축을 예고했다. 네이버의 막강한 트래픽과 간편결제 시스템이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와 결합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앱 하나로 주식, 부동산에 이어 코인 투자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슈퍼앱’ 전략이 구체화된 것”이라며 “접근성을 무기로 MZ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해외 투자자까지 유입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서 전통 금융 강자 미래에셋그룹은 지난달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면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대형 증권사의 노하우를 가상자산시장에 전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은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토큰증권(STO) 시장을 선점하고, 가상자산 수탁 등 법인 대상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았던 코빗은 ‘자본력과 신뢰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또한 업계는 업비트의 독주 체제를 깰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 2위 빗썸은 연합 전선 대신 기업공개(IPO)를 선택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투명한 지배구조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시스템 고도화 및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빗썸은 상장사로서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는 정부 규제 기조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은 빗썸의 IPO 흥행 여부가 향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제도권 진입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