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LG 클로이드’에 대해 “LG전자가 지향하는 인공지능(AI) 홈과 제로 레이버 홈(가사 해방)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설명했다.
류 CEO는 8일 CES 2026이 진행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과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승태 HS사업본부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도 함께했다.
이날 간담회의 화두는 CES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 클로이드였다. 클로이드는 스스로 주변을 감지하고 판단하는 가정에 특화된 에이전트다. 두 팔을 활용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빵을 넣으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 CES 전시장에서는 클로이드가 실제 집처럼 꾸민 부스에서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시연했는데 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류 CEO는 “클로이드는 빨래를 개고 물건을 옮기는 물리적 노동을 넘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덜어주는 것이 목표”라며 “식재료와 일정, 생활 패턴을 종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내년에 클로이드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 실증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가격대도 결정될 예정이다. 류 CEO는 “구독과 연계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봇 사업을 뒷받침할 기술 전략도 공개됐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처음 선보였다.
류 CEO는 로봇 사업의 확장 방향과 관련해 “가정용은 물론 상업용, 산업용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LG그룹 생태계에서 역량을 적극 활용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센서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그룹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TV 사업과 관련해서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도 기회 요인이 더 크다는 진단을 내놨다. 류 CEO는 “중국 업체 부스를 둘러보니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더해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도 오히려 기회가 많겠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위기 상황보다는 기회가 더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류 CEO가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이었다. 그는 “품질·비용·납기(Q·C·D)를 중심으로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며 “고객 가치와 사업 잠재력,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위닝 테크를 선정해 R&D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로봇, AI 홈, 스마트팩토리, AI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이 선택과 집중의 핵심 영역이다.
전장∙냉난방공조(HVAC), 논 하드웨어, 온라인 사업 등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도 가속화한다. 류 CEO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AI 전환(AX)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속도와 실행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성장 차원의 투자를 오히려 지난해 대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투자규모를 늘리면서도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도 극대화한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