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가 이달 말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2009년 독립성 보장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된 이후 17년 만에 재지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3일 발간한 보고서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해야 하나?’에서 공공기관 지정의 필요성과 문제점을 함께 제시했다.
보고서는 최근 금감원에서 불거진 채용 비리 논란, 방만 경영 문제,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 감독 부실 사례를 언급하며 외부 통제를 통한 책임성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 등 유사한 금융기관들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와 국회의 감독을 받는 상황에서 금감원만 예외로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면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재정경제부 장관이 인사·조직·예산을 통제하고, 기관장 해임 건의를 할 수 있어 내부경영과 감독 업무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 등 국제기구 역시 금감원의 인사·예산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기준과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과 감사원의 정기 감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공공기관 지정은 실익이 크지 않아 중복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공공기관 지정이 경영평가와 경영공시를 통해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반면, 경영평가 지표에 맞춘 단기 성과 중심의 운영으로 흐를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래 목적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지정 여부와 별도로 금감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제로 한 책임성 강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국회의 통제와 책임성 강화를 제시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처럼 연례보고서 제출과 공개회의 출석 의무화 등을 통해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식도 언급됐다.
김대성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정부조직 개편 차원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조정하고, 미시건전성과 거시건전성을 축으로 하는 금융감독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금감원 내부에서는 공공기관 지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공공기관 지정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며 독립성을 약화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부정적이라고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공운위 회의를 열어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