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을 진단할 때 가장 흔히 시행되는 검사는 질 초음파다.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적어 초기 평가에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를 계획하는 경우, MRI 검사가 단순한 추가 검사가 아니라 치료 방향을 좌우하는 단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나 UAE·MR 하이푸 같은 비수술 치료를 고려할 때는, 초음파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동반 질환이나 병변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MRI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음파 이후 시행한 MRI가 치료 계획을 바꾸거나 시술을 재검토하게 만든 사례가 미국영상의학회(AJR)에 보고된 바 있다.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자궁근종 진단에서는 초음파와 MRI를 병행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질 초음파는 경제적이고 빠른 검사이지만, 근종의 정확한 성질이나 위치를 모두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궁 MRI 검사는 방사선 노출 없이 근종의 성분과 형태를 비교적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근종이 단단한지, 수분 함량이 높은지, 혈류가 풍부한지 등 치료 반응과 직결되는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존 치료를 계획하는 경우 의미가 커진다.
이 같은 차이는 비수술 치료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2024년 미국 산부인과 영상의학 관련 학회 발표에 따르면, MR 하이푸(MRgFUS)나 자궁동맥 색전술(UAE)을 고려할 때 사전 MRI 평가 여부가 치료 대상 선정과 예후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강조됐다. 병변 주변의 장기 위치나 혈관 분포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할 경우 치료 효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경우에 MRI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자궁 적출 수술을 계획한 경우라면, 초음파만으로도 치료 결정이 가능한 상황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만 치료하려는 경우에는, 초기 단계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치료 선택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MRI 검사의 역할이 달라진다.
난소 질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초음파로는 구분이 어려운 난소 종양의 성분이나 악성 가능성 판단에 있어, MRI가 추가적인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경도 센터장은 “최근에는 자궁근종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초기 진단 단계에서 얻는 정보의 양과 정확도가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며 “검사 비용만으로 과잉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치료 목적과 방향에 맞는 진단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환자에게 더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