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송은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주요 수단이지만 이면에는 소음 공해라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확성기를 통해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음악과 구호가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정치가 양극화돼 있다 보니까 자신이 좋아하지 않은 후보라면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특히 강해졌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하는데 사실 조용하면 이상하다”고 말했다.
선거철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유세 소음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상가 밀집지역과 주거지역 인근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선거송과 유세 차량의 확성기 연설 때문에 업무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한 누리꾼은 “재택근무를 하는데 종일 선거송이 들려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이는 “아이를 재우려고 하면 유세차가 지나가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야간 근무 후 낮에 잠을 자야 하는 직장인들 역시 선거철 소음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79조에 따르면 자동차에 부착한 확성장치는 정격출력 3㎾, 음압 수준 127㏈을 초과해선 안 된다. 대통령 선거와 시도지사, 교육감 선거에선 정격출력 40㎾, 음압수준 150㏈까지 허용된다. 주거지역 주간 소음 허용 기준(65dB), 지하철 안에서 들리는 소음(80㏈), 열차가 지날 때 철도변 소음(100㏈), 전투기 이착륙 시 굉음(120㏈), 자동차 경적 소리(110㏈)를 모두 초과하는 수준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접수된 민원 중 선거운동 확성기 관련한 내용이 551건 접수됐다.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접수된 유세 차량 관련 신고는 무려 71건에 달했다. 집회·집시와 달리 유세 차량은 장소를 옮겨 다니기에 민원 접수 직후 소음을 바로 측정해 단속하기 어렵다. 소음을 유발하는 유세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지만 과도한 음량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지속되는 셈이다.
다만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일정 부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인 만큼 후보자들이 제한된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거리 유세와 확성기 사용은 여전히 고령층이나 오프라인 중심 유권자에게는 효과적인 소통 수단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 교수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세대가 굉장히 많다. 모든 국민이 인터넷으로 선거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선거송에 대한 민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그는 “정치는 관심 없는 사람도 우연히 접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선거송도 들려야 하고 유세차도 지나가야 한다.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당연한 흐름인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를 막으려 하는 건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엔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니까 만약 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치권에서 데시벨 기준을 강화하는 정도의 방안을 고민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