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3년 8개월 만에 7.3%대로 올라섰다. 증시 활황을 틈탄 ‘빚투’ 수요로 신용대출까지 하루 평균 3300억원씩 불어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5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해 상단이 0.33%포인트 상승했고 지난해 말보다는 1.10%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 상단이 7.3%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50%로 2022년 10월 당시 3.00%보다 낮지만, 시장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8일 연 4.019%에서 이달 5일 4.413%로 한 달 새 0.39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4.4%를 넘어선 것도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도 연 3.83~6.23%로 한 달 전보다 상·하단이 각각 0.18%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1~5.93%로 상단이 0.31%포인트, 하단이 0.24%포인트 상승해 최고금리 6% 돌파를 눈앞에 뒀다.
고금리에도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6조5154억원에서 이달 4일 기준 107조5048억원으로 3영업일 만에 9894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약 3300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지난달에도 5대 은행 신용대출은 한 달 동안 2조원 이상 불어났다.
은행권은 증가분 상당수가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한 주식 투자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지난달 말 처음 38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 4일 기준 37조7400억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시 과열 요인을 집중 점검하면서도 추가 대출 규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가 이미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된 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시장금리 상승까지 겹친 상황에서 문턱을 더 높이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까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증시 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투자 손실과 고금리 이자 부담이 한꺼번에 덮치는 ‘빚투 후폭풍’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