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검은 월요일이라 불릴 만큼 역대급 충격을 받은 국내 증시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만에 8천피를 회복했다. 단기간 9천피 턱밑까지 고점을 높여온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서도 급등락하는 현기증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최근 3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선 서킷브레이커 2번, 매도와 매수를 합한 사이드카 총 5번 울렸다.
9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12.52포인트(8.18%) 급등한 8096.93에 장을 마쳤다.
전장 대비 213.35포인트(2.85%) 오른 7697.76으로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더욱 키워 장중 8119.09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개장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잇따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전날에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지수에 양쪽 시장에서 모두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동됐는데, 불과 하루 만에 양상이 180도 바뀐 것이다.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이 홀로 2조498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반면, 이날까지 최근 22거래일 연속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외국인이 2조27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상단을 제한했고, 개인도 장중 팔자로 돌아서 6152억원을 순매도, 차익 실현에 나섰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선 반도체주가 반등하며 최근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종도 곧장 반응했다.
삼성전자(8.97%)와 SK하이닉스(15.91%)가 각각 32만원대, 221만원대로 올라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스퀘어(13.51%), 삼성전기(18.39%)가 두 자릿수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으로 협력 기대감이 높아지며 전날 폭등했던 네이버(-7.89%)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듯 큰 폭으로 하락했다. LG전자(-7.46%)와 두산(-0.76%)도 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6.42포인트(6.19%) 뛴 967.81에 마감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9천피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는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3거래일 내내 롤러코스터급 상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날 하락폭(676.18포인트) 중동 전쟁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3월 4일 세운 낙폭(698.37포인트)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지난 5일 낙폭(478.82포인트)은 네 번째 수준이다. 반면 이날 상승폭(612.52포인트)는 역대 최대다.
이날 한 주식 토론방에선 “어제는 코스닥은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갔는데, 오늘은 이제 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서로 묻고 있다”는 한 투자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를 조울증에 비유한 보고서를 통해 “전날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저가 매수세 유입에 오늘은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설명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