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증권자금 261억 달러 순유출…역대 2위 규모

코스피가 전 거래일(8123.62)보다 422.36포인트(5.20%) 오른 8545.98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19.8원)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8123.62)보다 422.36포인트(5.20%) 오른 8545.98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19.8원)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국내 정보기술(IT) 대형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 A씨(41)는 요즘 매일 아침 주식 앱을 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연일 뉴스에서 ‘외국인 역대급 매도’라는 소식이 들려오는 데다 환율까지 치솟고 있어서다. A씨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무섭게 팔고 떠난다고 하니 시장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강달러 기조와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례적인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6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총 261억5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에 이어 역대 2위 규모의 유출세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 1507.9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39조4315억원에 달하는 수치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주식 시장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지난달에만 318억30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월 이후 5개월 연속 이어진 유출 흐름이다. 한은은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함에 따라 차익 실현 목적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물량이 집중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채권 시장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56억8000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유입세를 이어갔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더불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추종 자금 유입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서는 강달러 압력 속에서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말 1483.3원, 지난 11일에는 1528.9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다만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메시지와 연기금의 선물환 매도 등으로 변동성은 오히려 줄어들어, 전일 대비 일평균 환율 변동률은 4월 0.59%(8.9원)에서 지난달 0.45%(6.6원)로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자본 유출입과 환율의 변동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대외 신인도와 외화 차입 여건은 견고함을 유지했다. 국가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5년물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월 월평균 31bp에서 5월 25bp로 오히려 6bp 하락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은행들의 대외 외화 차입 여건도 양호했다. 1년 이하 단기 차입 가산금리가 만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4월 19bp에서 5월 24bp로 소폭 상승했으나, 1년 초과 중장기 가산금리는 45bp에서 44bp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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