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항공권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던 유류할증료가 오는 7월부터 큰 폭으로 인하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19단계’의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 이달(6월) 적용 중인 27단계에서 무려 8계단이나 급락한 수치로, 노선 거리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전월 대비 평균 20~30%가량 일제히 인하됐다.
이번 조정으로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곳은 단거리 노선이다. 운항 거리 499마일 미만인 최단거리 구간의 편도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이 4만6400원, 아시아나항공이 4만85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5~6월 왕복 기준 10만원을 상회하며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었던 유류할증료가 다시 10만원 아래로 내려앉게 됐다. 해당 구간에는 인천발 일본 후쿠오카, 중국 상하이 등 핵심 노선이 포함된다. 특히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 3위를 기록할 만큼 여객 수요가 높은 곳이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의 경우 전체 항공권 가격에서 유류할증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이번 인하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티켓 가격 하락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거리 노선의 인하 폭은 더 극적이다. 방콕, 호찌민, 나트랑 등 동남아시아 주요 휴양지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15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주 노선 중 최장거리인 뉴욕 구간(6500마일~9999마일)의 경우 지난 5월 왕복 유류할증료가 112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으나 7월부터는 68만8000원으로 40% 이상 대폭 줄어들며 장거리 승객들의 부담을 덜게 됐다.
이 같은 유류할증료 인하는 고사 상태였던 항공업계의 가격 마케팅에도 한층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 항공권 가격은 기본 운임에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이 합산되어 구성된다. 그동안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운임을 만원 안팎까지 낮추는 초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고가의 유류할증료 때문에 최종 표시 가격은 늘 10만원대 중후반에 머물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7월부터 유류비 부담 완화로 항공사들의 마진율이 회복되면 기본 운임 자체를 대폭 낮춘 실질적인 할인 프로모션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 흐름을 보임에 따라 8월 이후 유류할증료의 추가 인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마감 직전 특가 상품을 노리는 예약자가 대거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완전히 정상화될 경우, 그동안 항공권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유류할증료가 하반기 내내 점진적으로 인하될 수 있다”며 “성수기 직전인 7월을 기점으로 항공사 간의 본격적인 여객 유치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