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천피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며 축포를 쏘아올린 18일 코스닥은 고개를 떨궜다. 코스피가 중동 전쟁,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등의 악재에도 기어이 9천피를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 또 한번 새로운 획을 그었지만, 코스닥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장중 천스닥 내줘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장 대비 31.03포인트(3.01%) 하락한 1000.93에 장을 마감했다. 2.15포인트(0.21%) 내린 1029.81에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늘려 한때 1000선을 내주기까지 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 3.22% 오른 1029.05로 마감, 5거래일 만에 다시 1000선을 회복한 바 있다 .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23억원과 2650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3928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장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알테오젠(-0.94%), 에코프로비엠(-4.28%), 에코프로(-4.32%), 레인보우로보틱스(-1.60%), 주성엔지니어링(-3.41%), 코오롱티슈진(-5.58%), 리노공업(-2.53%), 삼천당제약(-4.88%) 등이 줄줄이 파란불을 켰다.
◆코스닥 상승률…코스피 ‘10분의1’
앞서 코스닥은 올해 1월 26일 1000선을 넘어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 1월 6일(1003.01) 이후 약 4년 만에 ‘천스닥’ 고지를 다시 밟았기 때문이다.
이후 이차전지와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강세에 힘입어 지난 4월 24일 1203.84까지 고점을 높였다. 닷컴 버블로 불렸던 2000년 8월 4일(1238.80) 이후 25년여 만에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중동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불협화음과 위험자산 회피심리,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의 악재가 맞물리며 코스닥은 더이상 힘을 받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도 급등락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일 911.39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장 중에는 908.46까지 밀려 900선마저 위협받았다. 그러다 반도체 소부장과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의 강세에 최근 지수는 반등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불장 열기를 내뿜고 있는 코스피와 비교하면 온도차는 크다.
올해 들어 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2월까지만 해도 코스닥은 코스피와 나란히 전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연초 이후 전날까지 110.34% 상승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11.50%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의 성공은 단순한 지수 회복 여부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