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 가격과 최소 주문금액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최혜대우’를 요구한 혐의로 수 천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됐다. 배민은 3000억원, 쿠팡이츠는 600억원의 상생방안을 골자로 자진시정을 신청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단체는 골목상권 회복을 위한 상생안이 기각됐다며 아쉬움을 표시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는 당연한 조치이며 거대 플랫폼에 대한 엄중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등 사건에 대한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했다. 최혜대우 요구 외에 배민의 자사 배달 우대 및 부당광고, 쿠팡의 멤버십 끼워팔기 혐의까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본안 심의로 넘어가 두 회사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중소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는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배민∙쿠팡 불공정행위 엄중처분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위 결정을 환영하며 배달앱 독과점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등이 함께 주최했다. 이들 단체는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관단체로 참여한 바 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주체들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그동안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입점업체 피해회복을 위한 상생협의에 무성의하게 대응해온 점을 근거로 엄중한 처분을 요구했다. 사회적 대화는 무성의한 태도로 임하면서 공정위 칼날이 들어오자 면죄부를 받으려 한 ‘꼼수’였다고 비판했다.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은 “지난 2년 동안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배달앱을 비롯한 당사자들과 수차례 회의를 거치며 끝까지 해법을 찾고자 했지만, 배달앱에 사회적 책임 의식은 없었다”며 “거대 공룡이 장악한 플랫폼 불공정 거래 시장은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법 개정 등으로 불공정한 플랫폼 구조를 바로잡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이강일 의원은 “배달앱은 대화를 실질적으로 거부하면서 뒤로는 처벌을 모면하려는 동의의결 신청을 하는 이중성을 보여왔다”며 “배달 플랫폼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비용 부담의 구조를 공정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장 기조를 만드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 및 공정화법 제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단체는 “깊은 우려와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공정위에 재심의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가 배달플랫폼에 면죄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불공정 행위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지금 골목상권은 단 일주일도 버티기 힘든 연쇄 폐업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절실한 것은 수년 뒤에나 나올 천문학적 과징금 처분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비용 절감과 부담 완화 지원책”이라며 “공정위의 이번 판단으로 배달앱 수수료 인하 기회와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자구적 지원책 마련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