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규제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 세 가지(주택 공급∙주택 금융∙부동산 세금제도) 중 보유세와 거래세 구조를 동시에 손질하는 전방위적 세제 개편도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를 중심으로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늘리는 한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단순 보유 공제 혜택은 낮추고 실제 거주 공제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의 중간보고를 마치고,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의 정책을 내놨으나 시장 불안은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이러한 규제들이 거래 절벽을 야기하고 수도권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고착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세제개편을 앞두고 여론 수렴을 통해 왜곡된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초고가 보유세 강화…공시가 조정 및 가액 기준 전환
이번 보유세 개편의 핵심은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 부담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느냐다. 현재 종부세는 1주택자 공시가격 12억원, 다주택자 합산 가액 9억원 초과 시 부과되지만, 최근 집값 급등으로 과세 대상이 지나치게 늘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정부는 초고가 주택 기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한편, 급격한 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비거주 주택 매각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거주와 무관하던 초고가 1주택자의 세액공제 혜택도 손질 대상이다. 현재 이들 초고가 1주택자는 장기 보유(최대 50%)와 고령자(최대 40%)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두 가지 세액 공제는 실거주와 관계 없이 80% 한도로 중복 적용된다. 정부는 이 중 비거주 상태로 들고만 있어도 주어지는 ‘보유 기간 공제’를 집중 조율해 투자 목적의 혜택을 걷어낼 방침이다. 아울러 총자산 가치가 같아도 다주택자가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내는 현행 ‘주택 수’ 기준 과세를 ‘합산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장기특별공제, 실거주 위주 재설계
보유세 개편과 맞물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구조 역시 ‘실거주자 우대, 비거주자 규제’의 틀 안에서 재설계가 논의되고 있다.
개편 핵심은 ‘똘똘한 한 채’ 선호와 매물 잠김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장기보유특별공제 재조정이다.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장특공제 중 단순 보유 공제 혜택은 낮추고 실제 거주 공제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나아가 보유 공제를 아예 폐지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만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하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의 전환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정부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제 축소 라인을 설계할 방침이다.
아울러 비조정지역 다주택자가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보유만 해도 최대 30%까지 받던 장특공제 혜택을 줄여, 비거주 주택의 매도를 간접 유도하는 방안도 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이러한 개편 방향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장특공제 현행 유지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이 넘지만, 과세표준은 2009년에 마련된 기준 그대로”라며 “장특공제까지 축소하면 사정상 다른 곳에 거주하며 전월세를 공급하는 1주택자의 부담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