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신모씨는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4억·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기자본이 부족한 신혼부부의 주택 구입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신씨는 “미래에 갚을 능력으로 주택에 들어가고 싶은데 당장 돈이 없는 신혼부부에게는 이런 부분이 완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신씨는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신혼부부에게는 내 집 마련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며 대출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20·30세대의 주택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층 주택 보유율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장년층과의 자산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금융당국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일률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이들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거주주택 보유율은 27.7%로 전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현 기준으로 재편된 2017년 이후 가장 낮고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2018~2019년 40.7%였던 것과 비교하면 1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50대의 주택 보유율은 63.5%, 60세 이상은 68.5%였다. 이에 50대와 39세 이하의 주택 보유율 차이는 35.8%포인트, 60세 이상과는 40.8%포인트로 각각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격차는 자산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의 순자산은 2억1950만원으로 1년 전보다 0.9% 줄었다. 같은 기간 50대는 7.9% 늘어난 5억5161만원, 60세 이상은 3.2% 증가한 5억3591만원이었다. 50대의 순자산은 청년층의 2.5배에 달했다. 소득·자산 계층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순자산 하위 20%의 주택 보유율은 지난해 6.8%로 역대 최저인 반면 상위 20%는 84.2%에 달했다.
◆청년 주택 보유율 30% 아래로…세대·계층 격차 확대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 은행들도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이달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까지 막힐 수 있다는 점을 들여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을 금융회사 가계대출 총량관리 실적에서 빼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도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대출 등은 총량관리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예외가 인정되는데, 이를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택 관련 실수요 대출로 넓히는 방식이다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방향이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포함한 대출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서민 주거 등에는 구체적 타당성이 있게 핀셋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하는데 개별 은행 단위에서 더 자체적으로 죄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며 “그 부분은 협의해서 더 점검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수요자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을 추가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 주택담보대출 차주에게 별도 비용을 물리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아이디어도 논의되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