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상승 압력과 수도권 집값 오름세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을 경고하며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신 총재는 2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임시국회 업무 보고에서 “한은은 제반 정책여건을 고려해 최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며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배경에는 견조한 성장세 속에서도 둔화되지 않는 물가 오름세와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신 총재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해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성장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2.6%)를 큰 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물가와 금융안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과 환율 전이 효과,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 확대로 상당 기간 목표수준(2.0%)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까지 치솟았으며,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역시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도 한은의 긴축 기조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권 가계대출은 5~6월 중 월 8~9조원대로 급증했다. 신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확대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 등이 불안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며 선제적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한은은 지난 6일부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본격 시행했다. 또한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연장 및 외화 초과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연장 등 시장 수급 개선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디지털 금융인프라 구축 등 미래 과제에 대해서는 “한은 디지털화폐(CBDC) 시스템을 활용해 예금 토큰 기반 국고보조금 집행과 일반 국민 대상 실거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통화·외환정책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리스크를 감안해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우선 발행 등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신 총재는 “저출생·고령화, 지역균형발전, 기후변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가며 중립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