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지형 바꾸는 AI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어떻게?…투자금 유치·주민 설득 '복병'

전력 수요 급증하는데 확보 가능한 전력 부족 전망
주민 반발로 사업 중단도…뉴욕주, 한시적 대형 DC 건설 중단
토지 확보 난항…비수도권 인센티브 늘려야 주장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 네이버 제공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에 AI 데이터센터가 핵심 인프라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주요 산업군에서 AI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전력 확보는 물론, 부지 마련, 투자금 조달, 주민수용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 둘이 아니라서다.

 

◆ 2028년까지 전력 수요 1.4배↑…주민수용성 확보 어려움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력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엔 의문 부호가 달린다. 전력 확보가 사업 지속성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및 생성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는 향후 2년간 최대 160%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내년까지 전체 AI 데이터센터의 약 40%가 전력 수급 제약에 직면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국내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지난해 4461㎹에서 2028년까지 6175㎹로 약 1.4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전력 수급 문제가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한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향후 5년 새 두 배가량 늘어 2024~2030년 전력 수요 증가의 약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은 “기업들은 기존 한전 수전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구매계약(PPA), 연료전지,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과 가스엔진, 소형모듈원전(SMR)과 원전 연계 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등 다양한 전력 조달 전략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 확보 및 환경영향평가 절차도 단순하지만은 않다.

 

 AI 데이터센터 건립 과정에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지역 주민들은 AI 데이터센터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은데, 소음, 진동 등에 따른 불편함이 발생하고 전력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사업 중단 사례도 적잖다. 2024~2025년 사이 수도권 내에서 추진된 데이터센터 인허가 33건 중 17건이 주민 반대 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내 50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 및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주(州)정부 중에선 뉴욕주가 1년간 50㎹ 이상 대형 데이터센터의 신규 건설을 중단했다.

 

메타가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구축할 AI 예상 조감도. 메타 제공

 

◆ 토지 확보 어려움…“비수도권 입지 매력 높여야” 목소리도

 

 데이터센터 입지 여건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비대칭적인 구조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수도권은 통신망 연결성, 정주 여건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전력 가용성, 주민수용성 문제로 인해 신규 입지가 제한적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전력·토지·용수 가용성, 주민 수용성, 토지 가격, 재생에너지 조달, 세제 혜택 측면에서 우위이나, 통신망 및 정주 여건 부족하다. 한전경영연구원은 ‘해외 데이터센터 분산화 정책 추진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동일한 제도가 수도권에서는 규제로, 비수도권에서는 유인으로 차등 작동하도록 설계해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입지 부담은 높이고, 비수도권 입지 매력은 극대화하는 비대칭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뒤따르는 비용 부담을 사업자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도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새로운 비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서버, 데이터센터 건설비가 주요 투자비였다면 이제는 전력망 구축 비용에 금융담보·최소사용 의무까지 프로젝트의 자본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면서 “프로젝트 수요가 지속될수록 이러한 비용과 위험 분담 구조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전경영연구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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