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최근 SBI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품은 데 이어 악사손해보험 인수까지 타진하며, 신창재 회장의 숙원인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명보험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지주사 출범을 위한 체질 개선과 발판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악사손보 인수를 위한 매각 자문사 선정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자문단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빠르면 이달 말 실사에 나설 전망이다.
그동안 신창재 회장은 생명보험에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손보사 인수를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보생명은 예별손해보험 실사에 참여하는 등 손보업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 온 만큼,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신 회장이 추진하는 비은행 사업 역량 강화 작업에도 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수가 결실을 맺으면 교보생명은 악사손보를 약 20년 만에 다시 품에 안게 된다. 악사손보의 전신은 2000년 설립된 국내 최초 온라인 자동차보험사인 한국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2001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 뒤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운영하다가,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매각했다. 회사는 이후 교보악사자동차보험과 교보악사손해보험을 거쳐 현재 악사손해보험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 회장은 손보업 진출 외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주사 체제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BNP파리바자산운용홀딩스로부터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 50%를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디지털 혁신 작업 또한 지주사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EQBR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보험료 수납 및 보험금 지급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앞서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리플’과 협업해 국채를 토큰화하는 기술 검증에 나선 데 이어,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정산 시스템까지 점검하며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전환 구상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인공지능전환(AX) 흐름에 본격 대응하고자 AI 부문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며 “보험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서 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경험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