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기채 금리 급등에 기술주 직격탄…삼전닉스 폭락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6% 하락한 6528.77에 개장했다. 뉴시스 제공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6% 하락한 6528.77에 개장했다. 뉴시스 제공

 

 한창 회복세를 타던 국내 증시가 19일 미국 등 글로벌 고금리 이슈에 발목이 잡혀 큰 충격을 받았다.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 안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금리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美 국채 금리 급등에 코스피, 5.8%↓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5.80% 급락한 6471.17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같은 급락세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미 국채 금리 급등 등의 여파에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한 점이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 중 연 5.3%를 웃돌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연 2.96%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30년물 금리 또한 연 4.155%까지 치솟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날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30년물과 50년물이 각각 연 4.751%, 연 4.661%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들이 주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금리 부담에 간밤 미 마이크론(-7.06%), 샌디스크(-8.89%), 웨스턴디지털(-7.43%)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도 9.20% 추락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국내 증시로까지 이어지며 이날 삼성전자(-7.82%)와 SK하이닉스(-9.75%)도 나란히 폭락했다.

 

 미 국채 금리가 여기서 더 오른다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 리스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자산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이란 문제 해결과 이에 따른 유가 하락 이외에 당장 미일 국채 금리를 하향 안정시킬 재료가 부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일 국채 금리, 특히 일본 국채 금리의 흐름이 자산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시장은 20일 공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더 촉각을 곤두세울 걸로 보인다. 위원회 내부에서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얼마나 퍼져 있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전문가, 미국 국채 금리 하향 안정화 전망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AI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차입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금줄을 쥐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가 오르면 안정적 배당과 이자지급 능력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자본공급자들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시장 금리 안정 뿐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향후 금리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NH투자증권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병연 연구원은 “최근 엔화 약세 방어과정에서 나타난 미국과 일본 당국의 공조, 장기채 수급 부담을 완화하려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의지, 과묵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태도 등은 미 국채 금리 안정에 대한 정책 당국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금리가 쉽게 꺾이지 않는 건 단기적으로 집중된 국채 발행 물량의 소화 부담과 미∙이란 긴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데, 김 연구원은 이러한 요인들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채 발행에 따른 수급 부담은 이미 소화되고 있으며, 중동의 군사적 긴장 역시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한 만큼, 단기 숨고르기 구간에 진입할 수 있지만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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