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부터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본격 추진하고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도 착수한다. 공공기관은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별 집적 배치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와 함께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109개 기관을 통폐합·정비하는 대규모 기능 개혁도 추진한다.
정부가 3일 발표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르면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 규모와 파급효과가 큰 기관을 중심으로 세종시 이전을 시작한다.
우선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부처의 세종 이전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행복도시법 개정을 추진하고,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방식,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검찰청 체계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한다. 모든 기관을 한꺼번에 옮기기보다는 업무 연계성과 청사 확보 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세종의 행정중심 기능도 강화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2029년 8월까지 건립하고, 2033년 예정된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지원해 세종을 국정 운영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중앙행정기관보다 범위가 더 넓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이전 대상과 지역을 검토해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
핵심 원칙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로,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다시 검토해 수도권에 반드시 남아야 할 필요성이 없는 기관은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기관 배치방식은 지역별로 기관을 나눠 배치하기보다 업무 연관성이 높은 기관을 기존 혁신도시 등에 한데 모아 이전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전략과 기존 혁신도시의 기능군, 지역 산업 및 대학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이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새 청사 건립만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안도 활용한다. 이전 거리가 멀거나 조기에 이전하는 기관에는 지원을 확대하고, 직원들의 주거비를 비롯해 교육·의료·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책도 함께 마련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하고 지역 성장의 에너지를 모아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하겠다”며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인 이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