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삼국시대] 기술만으로 차별화 불가…누가 대중화 완성할까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폴더블폰 시장이 애플의 등장에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전세계 점유율 1위를 놓고 다투는 애플의 시장 참전이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베일을 벗은 애플의 ‘아이폰 듀오’는 스마트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쓴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의 스펙 비교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이에 맞춰 화웨이도 폴더블 신제품을 선보이며 3강 구도를 구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여러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관건은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성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준 329만원부터 시작하며, 2TB 모델은 509만원에 달한다. 아이폰 듀오의 내부 화면은 7.6인치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과 같다. 외부 화면도 아이폰 듀오는 5.4인치, 폴드8은 5.5인치로 비슷하다. 애플은 이 제품이 접힌 자국을 최소화했으며 베이퍼 챔버를 활용한 발열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폰 골수팬 사이에서는 기기를 좌우로 펼칠 때 커버 화면이 내부 디스플레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화면 전환 애니메이션을 적용한 점이 ‘아이폰 감성’에 걸맞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폰 듀오는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돌풍을 일으킨 이후 처음 선보인 폴더블폰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스펙 면에서는 타사 제품과 차별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앞서 삼성전자가 7월 출시한 폴드8의 경우 무게를 201g까지 줄인데다 가격도 100만원 이상 낮다. 아이폰 듀오는 254g으로 접었을 때 두께도 폴드8보다 1.6㎜ 더 두껍다.

 

 결국 애플의 경쟁력은 강력한 iOS 생태계와 브랜드 충성도다. 높은 가격대도 의도된 프리미엄 정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하드웨어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강력한 아이폰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기기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화웨이도 최근 내구성을 개선한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 2’를 공개하며 자존심 싸움에 나섰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와 동일한 구조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해 트라이폴트 후속 모델을 조기 출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은 애플의 참전이 폴더블폰 시장의 본격적인 확장을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누적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 듀오와 폴드8 등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내년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보다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2%, 애플 25%, 화웨이 24%로 전망하며 애플이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올해 약 3분의 1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내년에는 40%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애플이 후발주자이다 보니 당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장 전체의 파이가 확대되고 폴더블폰의 기술 표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 동안 반쪽짜리였던 폴더블폰 시장이 애플의 참전으로 대중화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플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가격 정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기기를 교체할 수 있겠지만, 갤럭시 등 타사 파이를 끌어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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