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일 추석 연휴를 앞둔 경계감 속 개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에 7000선을 사수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15% 오른 7017.91에 정규장을 마쳤다. 장중 지수를 견인하던 반도체 투 톱의 오름세가 장후반 급격히 둔화하면서 코스피도 상승분을 반납했다. 삼성전자(0.91%)는 가까스로 하락 전환을 면했으나, SK하이닉스는 1.50%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0.23% 내린 834.38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며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간밤 뉴욕증시의 강세 분위기가 국내 증시로까지 이어진 듯 코스피는 장 초반 7100선을 웃돌기도 했다.
앞선 뉴욕증시에선 3대 지수는 모두 올랐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메타는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가 돌풍을 일으켜 11% 넘게 치솟았다. 이날 주가가 10% 상승한 반도체 기업 AMD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다. 인텔 주가는 12.1% 올랐고, 퀄컴도 9.3%나 상승했다.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큰 폭으로 오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29% 급등했다.
유엔총회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4.5% 내린 배럴당 95.78달러,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3.4% 내린 배럴당 100.34달러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 장기 국채금리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하락한 4.972%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305%였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는 종가 기준 6400∼7050포인트 범위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곤 있으나 회복력만큼은 잃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악화된 중동 전황에 미 금리 급등, AI 속도조절론 등 매크로 악재가 겹치며 여러 차례 급락을 경험했지만,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주식시장은 지난 주 미 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 아래로 내려섰고, 한동안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맴돌던 유가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가 91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매크로 부담이 완화되면서 호재에 대한 주가 반응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취지다.
다만 오는 25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성사될 지 여부 등 정치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유가와 금리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벤트 결과에 따라 추석 연휴 이후 주가가 되물림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만큼 단기 차익실현 매물과 관망심리로 7000선을 다시 내줄 수는 있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기존 박스권에서 저점과 고점을 모두 높여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러한 되돌림은 숨고르기 성격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시 대응 전략의 중심은 매크로 민감도 완화와 주도주들의 내러티브 회복으로 설정해 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