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적립금, 한 달 만에 182조 증발…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여파

국민연금공단 외부 전경. 뉴시스
국민연금공단 외부 전경. 뉴시스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한 달 만에 200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금융 여건 악화가 기금 운용 수익률을 단기간에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 및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기금 규모는 1684조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기준 1866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불과 한 달 만에 182조원이 줄었다. 연초 대비 기금운용 수익률은 14.84%다. 6월 말 수익률 27%에서 하락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과 채권 금리 변동이 맞물린 결과다. 역대급 규모의 단기 자산 감소세로, 기금 출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폭의 손실 규모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급감은 포트폴리오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외 주식 부문의 평가손실이 집중된 결과다.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단기 급락세를 연출한 데다, 국내 코스피 시장 역시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동반 조정을 겪으면서 위험자산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에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며 해외자산에 대한 환 평가익 방어 효과도 약화됐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1000조원 이상의 초대형 운용 자산을 굴리는 거대 공룡인 만큼, 글로벌 자산시장의 단기 쇼크가 곧바로 수십조에서 수백조원대 평가손실로 가시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월간 적립금 변동은 시장 상황에 따른 시가평가액 변동이 주된 요인”이라며 “단기적인 시장 충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산 배분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로 기금 고갈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단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국민연금의 거시적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과 자산 배분 전략의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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