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새로 개설된 은행 계좌 1만좌 가운데 최대 7.3좌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돼 지급정지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개설 계좌 1만좌당 사기이용계좌 수는 KB국민은행이 7.3좌로 집계돼 주요 8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카카오·케이·토스뱅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뱅크(4.8좌), 케이뱅크(4.5좌), NH농협은행(3.0좌), 우리은행(2.8좌), 하나은행(2.0좌) 순이었으며, 신한은행과 토스뱅크는 각각 1.3좌로 가장 낮았다. 1위인 KB국민은행과 최하위 은행 간 격차는 약 5.6배에 달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제휴를 맺은 이후 가상자산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규 계좌의 사기 악용 비율도 급증했다”며 “빗썸과 금융사기 대응 협의체를 구축하고 이상거래 탐지(FDS)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빗썸과 첫 계약을 체결한 뒤 최근 제휴 기간을 내년 9월까지로 1년 추가 연장했다.
신종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확산으로 금융권 전체의 사기이용계좌 규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24년 10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부 투자사기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위에 포함되면서, 지난해 지급정지된 사기이용계좌는 8만1761건으로 전년(4만5904건) 대비 78.1%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8개 은행 합산 5만9291건이 적발돼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의 72.5% 수준에 육박했다. 상반기 절대 건수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가 1만5089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1만454건), NH농협은행(7909건), 우리은행(6812건), 하나은행(6792건), 신한은행(5166건)이 뒤를 이었다.
사기이용계좌는 피해자의 자금이 송금·이체된 계좌뿐 아니라 해당 계좌로부터 자금 이전에 이용된 계좌를 포함한 개념이다.
박 의원은 “보이스피싱은 피해금을 돌려주는 것보다 범죄에 쓰일 계좌를 먼저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별 사기이용계좌 발생 편차가 큰 만큼 계좌 개설 단계의 본인확인부터 이상 거래 탐지까지 예방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