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본점이 이전할 경우 이직하거나 퇴사할 의향이 높다는 직원이 설문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하 실무자에서는 이 비율이 70%에 육박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4~18일 임직원 19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점 이전 시 이직·퇴사 의향이 '매우 높다'거나 '높은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57.4%였다. 의향이 낮다는 응답은 13.0%,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29.6%였다.
40대 이하 대리·과장·차장급 직원들의 이직·퇴사 의향은 더 높았다. 해당 직급 응답자 1237명 중 864명인 69.9%가 의향이 높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높다' 응답은 43.5%였다. 이직·퇴사 의향이 낮다는 비율은 5.8%에 머물렀다.
이직과 퇴사를 고려하는 이유로는 주거 문제가 가장 많이 꼽혔다. 최대 3개를 선택하는 문항에서 전체 응답자의 31.1%가 주거 문제를 골랐다. 맞벌이 문제는 28.2%, 산업은행의 경쟁력과 장래에 대한 우려는 23.9%, 생활기반 및 사회적 관계는 20.0%였다.
이전 지역에 정착하려는 의향도 낮았다. 이주 의향이 낮다는 응답은 86.2%로, 높다는 응답 2.9%를 크게 웃돌았다. 이주가 어려운 이유를 최대 2개 선택하도록 한 문항에서는 맞벌이 43.8%, 생활환경 39.4%, 가족 돌봄 23.3%, 자녀교육 22.5% 순으로 나타났다.
본점 이전 이후 예상하는 근무·거주 형태에서도 가족 동반 이주는 소수였다.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본점 외 근무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42.2%였고, 가족과 떨어져 본점에 단신 부임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41.0%였다. 가족과 함께 이전 지역으로 옮길 것이라는 응답은 2.3%였다.
본점 이전 자체에 대해서는 97.4%(1934명)가 반대했다. 찬성은 1.1%(21명)였다. 이전된 본점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82.7%에 달했다.
인력 확보와 정책금융 기능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응답자의 98.4%는 본점 이전이 전문인력 확보·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정책금융 수행역량이 약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97.1%였다.
이전 지원책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설문에 제시된 ‘2년간 월 20만원 등의 이전 수당’에 대해 98.5%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본점 이전을 가정한 직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