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 거래대금이 반년 만에 40% 이상 빠졌고, 가상자산 평가총액 역시 30% 넘게 줄어들었다. 거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익성도 8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1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5조4000억원)보다 44% 급감한 수치다. 6월 말 기준 시장 전체 평가총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28조3000억원) 줄었으며, 투자 대기 자금인 원화예치금도 8조1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거래 위축은 거래소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상반기 거래소 총매출은 5768억원으로 전 반기 대비 41% 줄었고, 영업이익은 3748억원에서 816억원으로 78% 급감했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영업이익이 74% 줄어든 가운데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2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난에 시달렸다. 금융당국은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 거시경제 불안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 또한 지난해 말 8만 7509달러에서 5만 8559달러로 33% 하락하며 약세를 이끌었다.
전체 시장 평가총액 중 원화마켓 비중이 99.4%에 달해 코인마켓(0.6%)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유통 코인은 총 673종으로 반년 새 39종 줄었으며, 특히 신규 상장은 46% 감소한 반면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는 64% 늘었다. 거래가 종료된 가상자산 대다수는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된 ‘단독상장’ 코인이었다.
한편, 거래 가능 계정 수는 1117만5000개로 소폭(0.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26.9%)가 기존 1위였던 30대(26.7%)를 제치고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이용자의 77.2%(863만 개)가 100만원 미만을 보유하는 등 대다수 투자자가 소액 투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