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빼면 젊어질까? 복부 지방 속 세포의 비밀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웰니스와 슬로에이징 열풍 속에서 날씬한 몸매뿐 아니라 노화 속도를 늦추고 건강한 신체 기능을 유지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살을 빼면 우리 몸의 세포도 젊어질까.

 

최근 노화 연구에서는 체중 변화뿐 아니라 지방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의 기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방조직에 존재하는 지방유래 줄기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달라질 수 있어 건강한 노화를 이해하는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연구진은 2024년 국제학술지 '에이징'에 열량 제한이 지방유래 줄기세포의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유래 줄기세포는 지방조직에 존재하며 새로운 지방세포로 분화하고 조직 기능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세포의 노화 관련 변화가 축적되고 기능도 저하될 수 있다.

 

연구진은 노화한 생쥐의 피하지방에서 지방줄기세포의 노화 지표가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특히 수컷 생쥐에서는 손상된 세포 구성 요소를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자가포식' 기능도 감소했다.

 

반면 장기간 열량 섭취를 제한한 실험군에서는 노화 세포의 축적이 감소하고 자가포식 기능이 비교적 유지됐다. 다만 지방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변화까지 예방하지는 못했다.

 

이는 열량 섭취 조절이 지방줄기세포의 노화 관련 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지방조직의 모든 노화 현상이 예방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선호 글로벌365mc대전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병원장은 "지방조직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뿐 아니라 대사 조절과 조직 유지에도 관여한다"며 "체중이나 체지방량만으로 지방조직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웰니스 분야에서는 체중이나 외모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건강한 신체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헬시 에이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관심을 받는 개념이 세포 노화다. 세포 노화는 세포가 증식을 멈추고 기능에 변화가 생기는 현상이다. 노화 세포가 축적되면 주변 조직의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방조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다양한 호르몬과 신호물질을 분비한다. 지방조직의 노화는 염증 반응이나 인슐린 감수성 변화 등 대사 건강과도 관련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식사량을 줄이거나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 세포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선 연구는 동물 실험을 중심으로 진행돼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 대표병원장은 "이번 연구에서 열량 제한에 따른 지방줄기세포의 노화 지표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이를 곧바로 사람의 세포 노화를 되돌리는 방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과 함께 근육량, 혈당, 혈압, 혈중 지질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살펴야 한다.

 

특히 단기간에 체중을 빠르게 줄이면 근육량까지 감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충분한 영양 섭취를 바탕으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무리한 식사 제한보다는 채소와 통곡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표병원장은 "건강한 노화는 체중계 숫자를 낮추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지방줄기세포를 비롯한 조직의 노화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을 통해 대사 건강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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