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시행이 1주년을 맞이했다. 대출 및 거래 규제로 수요를 억제한다는 게 골자인데 성과도 있었지만 부작용과 한계도 드러났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5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주택 가액대별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화한다는 내용이다. 그 후 1년이 지난 현재 과열됐던 거래를 억제하고 가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들이 실수요 집중으로 가파르게 오른 부작용도 있었다.
지난 1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균 10.42% 상승했는데, 서울 외곽 등 중위권 이하 지역이 눈에 띄게 올랐다. 성북구(16.52%), 서대문구(14.40%), 강서구(14.39%), 구로구(13.69%), 중구(13.49%), 동대문구(13.42%), 노원구(12.52%) 등 기존에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지역들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 올렸다. 반면 강남구(1.40%)와 서초구(3.35%) 등 전통적인 고가 지역은 상승률이 한 자릿수 초반에 그쳤다.
아울러 10·15 대책으로 광범위하게 지정된 토허구역의 실거주 의무는 신축 공급 부족과 전세의 월세화 심화,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과 맞물려 전세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집계를 보면 1년 전 2만4369건이었던 서울 전세 매물은 이달 10일 기준 2만331건으로 16.6% 감소했다. 또한 부동산원 기준 서울 전세가격은 9.96% 상승했다. 성북구가 15.6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노원구가 14.63%를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크다. 10·15 대책 전후로 정부는 여러 차례 공급대책을 내놨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힌 지난해 9·7 대책, 수도권 도심의 공공부지 등을 활용해 약 6만가구 공급을 약속한 올해 1·29 대책 등을 합치면 2030년까지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150만가구를 넘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 착공 및 준공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8만673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입주로 이어지는 준공 실적은 더 부진하다. 같은 시기 수도권 준공 물량도 8만75가구로 21.6% 줄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올해 주택 착공 물량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급 목표량이 당초 국가에서 계획한 것보다 실적이 약간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통계치와 계획 물량을 보면 100% 계획 물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홍 장관은 “통상 4분기에 착공 물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작년과 재작년에도 있었다”며 계획 물량의 80∼88%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7주 연속 상승하고 전셋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규 주택공급 확대와 함께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완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