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 2.2조 감소…'빚투' 꺾이고 주담대 둔화

12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계업소에 매물광고가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12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계업소에 매물광고가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주가 하락 여파로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축소되면서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둔화된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월 말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순감한 것은 작년 12월(-1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은 지난 5월(9조3000억원) 정점을 찍은 뒤 8월(2조8000억원)까지 증가 폭을 줄여오다 9월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출 항목별로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5조5000억원 줄어 전월(-1조5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대폭 확대됐다. 특히 신용대출 감소 폭이 전월 4000억원에서 9월 3조원으로 급증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3000억원 늘었지만 전월(+4조3천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이 9월 말 기준 1198조9천억원으로 한 달 새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월 증가 폭은 지난 6월 7조6000억원으로 2024년 8월(9조2000억원)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한 뒤 7월(5조5000억원), 8월(3조5000억원)에 이어 뚜렷한 둔화세를 이어갔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55조5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늘어 전월(4조1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고, 기타대출 잔액은 242조6000억원으로 2조3천억원 줄며 전월(-6000억원)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줄며 전월(-7000억원)보다 감소 규모가 커졌다. 상호금융(-4000억원→-7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3000억원→-9000억원), 보험(-3000억원→-8000억원) 모두 감소 폭이 확대됐으며, 저축은행은 4000억원 줄며 감소로 돌아섰다.

 

이승엽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 거래 둔화세와 입주 물량 감소 등 영향으로 전세자금대출이 감소하고 집단대출은 증가 폭이 축소됐다”며 “기타대출 감소는 개인 투자자의 주식투자가 감소한 요인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부실채권 매·상각,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9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44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7000억원 늘었다. 회사채 상환 및 설비투자를 위한 기업의 자금 수요와 은행들의 대출영업 강화가 맞물려 대기업 대출이 7조5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022년 10월(9조3000억원)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추석 자금 수요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으로 증가 폭이 4조8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은행 수신(예금)은 29조1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이 유입되며 수시입출식예금이 24조7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반도체 대기업의 정기예금 만기 도래 영향 등으로 증가 폭이 전월 20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법인 자금이 은행으로 빠져나가며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5조6000억원이 급감해 전체적으로 11조100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각각 5조1000억원, 1조원 증가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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