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기업 여유자금이 은행 정기예적금 등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 8월 시중 통화량이 한 달 새 4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부동산 및 주식 투자 등으로 빠져나갔던 가계 자금도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8월 광의통화(M2·평균잔액)는 계절조정 기준 4266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9조1000억원(0.9%) 증가했다. 전월 증가율(0.3%)보다 오름폭이 세 배가량 커진 수치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원계열 기준)은 5.6%로 7월(5.8%)보다 다소 둔화했다.
경제주체별로는 비금융기업의 통화 보유액이 33조9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비금융기업 보유액은 전월(20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한층 커지며 10개월 연속 증가 행진을 이어갔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전월 11조8000억원 감소에서 8월 3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했다. 기타금융기관도 전월 6조1000억원 감소에서 1조원 증가로 전환한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 기타부문은 3조5000억원 줄었다.
금융상품별로는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8조7000억원 늘어나 전월(27조3000억원)에 이어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 예치자금이 유입되며 2년 미만 금전신탁도 14조2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역시 전월 9조5000억원 감소에서 12조6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평잔)는 1357조6000억원으로 결제성 자금 이동 영향 등에 따라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한편 한은과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보여주는 금융기관유동성(Lf·평잔)은 6386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6% 늘었고, 국채와 회사채를 포괄하는 광의유동성(L·말잔)은 8094조3000억원으로 0.2% 증가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