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을 묶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연말 만료를 앞두면서 규제 범위 조정 가능성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아직 연장·축소 여부를 정하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는 ‘선별적·단계적 출구전략’을 검토 중이다. 다만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강남보다 비강남권에서 강하게 나타나면서 당초 규제 완화 대상으로 거론되던 외곽 지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효력은 2025년 10월20일부터 발생했고 지정기한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허가 대상은 아파트와 일부 연립·다세대주택이다. 지정 대상 주택을 거래하려면 계약 전에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원칙적으로 2년 실거주 의무가 따른다.
서울시는 일괄 규제 완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전달해 왔다. 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자치구별 가격·거래량·토허 신청을 분석해 ‘구로구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 재검토를 국토부에 요청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3~12월에는 서울 전역 토허구역의 ‘선별적·단계적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학술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외곽 시장이 오히려 뜨거워졌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15 대책 직후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0.42% 올랐다. 성북구는 16.52%, 서대문구 14.40%, 강서구 14.39%, 구로구 13.69%, 노원구 12.52% 상승했다. 10월 첫째 주에도 구로구는 0.28%, 노원구 0.31%, 도봉구 0.32%, 강북구 0.35% 오르며 서울 평균 0.12%를 웃돌았다.
거래도 다시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9월 아파트 토허 신규 신청은 3678건으로 8월 2963건보다 24.1% 늘었다. 신청가격은 전월 대비 1.43% 상승했고 서남권은 2.45%, 강북권은 2.07% 올랐다. 반면 강남3구·용산은 0.32% 하락했다.
이 때문에 전면 또는 자치구 단위 해제보다 동·단지별 선별 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3구·용산은 최근 가격이 약세지만 지난해 일부 지역 규제를 풀었다가 재지정한 전례가 부담이다. 비강남권은 실수요 유입과 가격 상승이 이어져 규제를 한꺼번에 풀기 어렵다. 정비사업 기대 지역은 별도 유지 가능성도 크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토허제에 “어느 정도 수요가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연말 토허제의 핵심은 ‘전면 해제냐 유지냐’보다 어디까지 규제를 잘라낼지다. 현재로선 구로구 등 서울시가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지역이 후보군에 오르지만 최근 가격 흐름을 감안하면 실제 해제 범위는 더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