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5일 ‘검은 목요일’을 맞으면서 증권가에서는 향후 코스피 지수 범위를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단은 5500~5600선까지 거론되는 반면 실적 회복이 확인되면 8000선 이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흔들리는 코스피 지지선…5500까지 눈높이 낮춘 증권가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4분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삼성증권 6000~8400, 한국투자증권 6000~8000, 대신증권 6300~9300, 신한투자증권 6500~8300 등이다. 국내 증권사 9곳의 4분기 전망 밴드는 최저 5500에서 최고 9000까지 벌어져 있다.
하단을 낮춘 곳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4분기 예상 전망 밴드 하단을 기존 6400에서 5500으로 내렸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만큼 하방 저점은 전저점인 5500포인트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시클리컬 산업으로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지난달 10월과 비슷한 레벨에서 코스피의 하방 지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5600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4분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5000 중반~6000 초반으로 제시했다.
◆“기업 이익은 견고”…실적 시즌 타면 8000선 탈환 가능
상단 전망은 여전히 8000선 이상에 형성돼 있다. 기업 이익 전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은 4분기 상단을 9300으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했고, 유가·채권금리도 하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상단으로 9000을 제시했다.
관건은 이달 말 본격화하는 빅테크 실적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빅테크의 실적이 예상을 상회해야 하고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거가 돼야 한다”며 “향후 예정된 빅테크의 실적 발표에서 어떤 가이던스가 나오는지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마지막 진통 구간이고 불확실성이 걷히면 할인됐던 이익이 다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오는 27∼2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중간선거까지 지나고 AI 산업의 기업간거래(B2B)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인되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에는 매도세가 진정되고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인 순매도·34조 빚투 폭탄’ 넘어야 진짜 반등 온다
외국인 수급 전환이 없으면 반등이 추세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200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고물가와 고금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좋은 실적은 하락의 하단을 만들 수 있지만 새로운 매수 주체가 없으면 상승 추세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빚투(빚내서 투자) 물량도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2528억원으로, 같은 날 반대매매 금액은 593억원으로 지난 8일의 9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또한 이날 CME 페드워치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51.5%까지 치솟았다가 40% 아래로 내려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