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장은 정부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경기 12개 지역 가운데 11곳에서 규제 이후 1년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전 1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토대로 토허구역 지정일인 지난해 10월 20일을 기준으로 지정 이전 51주(2024년 10월 28일∼2025년 10월 20일)와 이후 51주(2025년 10월 20일∼2026년 10월 12일)의 아파트값 변동률을 비교해 보니, 경기 12개 지역 중 11곳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광명시 아파트값은 지정 이전 51주간 1.8% 상승했으나 이후 51주간에는 20.8% 올랐다. 경기 12개 지역 가운데 큰 상승폭이다. 성남 분당구는 지정 이전 13.8% 상승한 데 이어 지정 이후에도 21.7% 올라 경기 12개 지역 가운데 지정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값 상승률에는 주택 공급 여건과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터라 규제 전후의 가격 변동만으로 토허구역 지정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지정 이후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광범위한 거래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다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강남3구는 내리고 외곽지역은 오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서울 외곽 저가 지역인 중랑구(10.77%), 강북구(10.81%) 등을 포함해 중위권 이하를 중심으로 14개 자치구가 올해 누적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지역에선 집값 상승 불씨가 규제지역과 맞닿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붙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비규제지역인 경기 군포시는 10월 둘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0.72%로 전주 대비 0.45%포인트 커졌다. 이 지역은 올해 누적 9.26% 상승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0.30%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비규제지역인 화성시 병점구도 올해 현재까지 누적 상승률 7.72%를 기록한 가운데 10월 둘째 주에는 상승폭을 전주 대비 0.23%포인트 확대하며 0.56% 올랐다.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토허구역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투기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토허구역 지정을 해제한다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정부의 토허구역 해제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