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서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두른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 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거래소 예비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금감원 심사가 진행됐다”고 지적하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신청부터 상장까지 걸린 기간은 29일로 올해 상장된 다른 ETF 평균(62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이 해당 상품과 코스피 급락의 연관성을 묻자 이 원장은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개인투자자 평가손실 자료는 22일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아들이 재직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 관련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같은 당 박성훈 의원은 “이 원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 대해 직무 회피를 신청하고도 관련 시행세칙을 직접 결재했다”고 지적했고, 이 원장은 “직무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SK하이닉스 계열 미국 반도체 기업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도 도마에 올랐다. 이 원장은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하고 저희도 지금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국내 증권신고 대상인지는 금융위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권 연쇄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 원장은 “AI 기반 공격에 대한 AI 기반 방어 등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금융회사의 자체 보안역량 강화를 적극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안 취약점 분석·평가를 강화하고 AI 기반 침투를 포함한 모의해킹 훈련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킹 피해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의 차이를 묻자 이 원장은 “기본에 충실한 부분"이라며 우리은행은 다중인증체제를 갖췄고 농협은행은 외부 노출 표면 자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예가람저축은행의 유출 건수가 5만24건으로 신한은행(2만5000건)보다 많다며, 전산 업무를 태광그룹 계열사에 위탁한 구조를 지적했다. 이 원장은 “문제가 있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해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공정한 금융 패러다임 구축 ▲굳건한 금융시스템 확립 ▲국민과 금융이 동반성장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 ▲책임 있는 혁신기반 조성 ▲일류 감독서비스를 위한 내적 쇄신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