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다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고, 신용대출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783조59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80조8340억원에서 보름새 2조7643억원 늘었다. 9월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1조2852억원 줄며 6개월 만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동시에 늘었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622조2917억원으로 지난달 말(621조3983억원)보다 8934억원 증가했다. 9월 한 달간 증가액이 1252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7배 넘게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잔액은 109조7122억원으로 지난달 말(108조2303억원)보다 1조4819억원 불었다. 신용대출은 8월 1815억원, 9월 1조3415억원 줄며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반등했다. 집값 상승세가 가계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규모 자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말 은행·비은행 주담대 차주 중 대출 잔액이 2억원 이상인 비중은 30.2%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확인이 가능한 2020년 1분기(16.3%)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번 통계는 한은이 약 235만명의 신용정보로 구성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산출했다.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주담대 고액화’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