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재테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리셀(되팔기)이다. 좋아하는 물건을 모으면서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매력에 거래 품목도 운동화에서 레고, 포켓몬 카드와 캐릭터 굿즈로 넓어졌다. 다만 한정판이라는 이유만으로 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희소성과 함께 그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한정된 수량으로 출시된 인기 브랜드 운동화를 구매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파는 것이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장난감을 성인이 돼서도 즐기는 키덜트 소비 역시 리셀과 맞닿아 있다. 레고는 단종으로 새 제품의 공급이 끊긴 뒤 수집가들의 수요가 이어지면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결국 물량뿐 아니라 팬층이 얼마나 탄탄한지, 시간이 지나도 소장하고 싶은 제품인지 살피는 안목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와인과 희귀 위스키도 수집과 재판매의 대상이다. 세계 최대 경매기업 소더비는 뉴욕·런던·홍콩 등에서 와인과 주류 경매를 운영하며 수집품 거래를 중개한다. 특정 생산연도의 와인이나 한정판 위스키를 모으고, 이후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정판 리셀 거래 플랫폼 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무신사는 한정판 개인 간 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솔드아웃 서비스를 올해 12월 31일 종료하고, 관련 기능을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인 ‘무신사 유즈드’로 통합하기로 했다.
크림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합산 기준 매출 397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초기 성장을 이끌었던 스니커즈의 거래액 비중은 지난해 약 37%로 낮아졌다. 대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테크와 의류·럭셔리·라이프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다.
리셀 열기가 커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났다. 지난 5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스터 30주년 행사에서는 게임에 참여하면 희귀 카드를 주는 이벤트에 인파가 몰려 행사가 중단됐다. 한정판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안전 문제로까지 번진 것이다.
되팔기 목적의 참여가 늘면 정작 물건을 소장하고 싶은 팬들의 구매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희소성을 이용해 돈을 벌 기회만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유입을 두고, 해당 취미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취미 재테크의 출발점을 수익보다 만족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즐기고 만족을 느끼는 것이 기본이고, 여기에 추가로 돈도 벌면 좋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을 통해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거래가 쉬워졌지만, 수집품의 경제적 가치가 곧 안정적인 소득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온라인에 올라온 높은 판매 가격을 실제 수익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거래된 가격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판매자가 부르는 가격일 수도 있다”며 지속적인 수입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희귀품의 고가 거래 사례를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수익으로 일반화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과거에도 희귀 우표가 비싸게 팔리는 사례는 있었지만 일상적인 소득 창출로 연결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취미를 즐기다 기회가 생겨 돈을 버는 것은 괜찮지만, 돈을 벌 목적으로 뛰어들기에는 시장이 성숙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희·노성우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