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악성 임대인’ 보증금 미반환, 서울 강서·인천·부천에 집중

지난 4월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뉴시스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상습적으로 떼먹고 잠적하는 이른바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주택 40% 가량이 서울 강서구, 경기 부천시, 인천 부평·미추홀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의 전세보증금 미반환으로 HUG가 대신 돌려준 액수(대위변제액)는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총 5035억원이다.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 변제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을 ‘블랙리스트’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하고 있다.

 

이들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의 보증 사고는 서울 강서구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HUG는 강서구 주택 세입자에게 1164억원을 대위변제했는데, 이는 상위 10명 대위변제액의 23.1%에 해당한다. 이어 경기 부천 주택의 대위변제액이 726억원(14.4%)이었다.

 

또 서울 구로(370억원)·양천(338억원), 인천 부평(401억원)·미추홀(340억원)의 대위변제액도 300억원을 넘어섰다.

 

악성 임대인 A씨는 강서구에서만 160세대의 전세보증금 325억원을 돌려주지 못했고, B씨는 부천시에서 98세대 보증금 244억원을 떼어먹었다.

 

C씨는 강서구에서 152억원(62세대), 미추홀에서 114억원(58세대), 부평에서 85억원(43세대)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맹 의원은 "악성 임대인 상위 10인의 보증 사고 주택이 최근 전세사기가 다수 발생했던 지역과 겹치는 것을 보면 악성 임대인 관리가 전세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악성 임대인에게 실효성 있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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